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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간당하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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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간당하고 싶어!

몇 년 전 개봉된 한국영화 중에 '성애의 침묵'이란 것이 있다. 그 영화는 우리 나라 모 여배우와 '엠마누엘'로 유명해진 외국의 한 에로 배우가 함께 출연한다고 해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우연히 보게 된 그 영화가 내게 인상 깊었던 것은 영화의 소재였다. 그것은 강간의 후유증을 다룬 것이었는데, 강간을 당한 여인이 그 충격으로 정신적인 고통을 당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강간당할 때 느꼈던 성적 흥분을 갈구하는 과정을 그린 것이다. 결국 그녀는 돈을 주고 사람을 사서 자신이 마치 강간을 당하는 것처럼 연출하는가 하면 급기야는 변태스런 성애까지도 행하게 된다. 강간, 말 자체로만 본다면 폭행, 협박 등을 하여 강제로 섹스를 감행한다는 것이지만 실제로는 분명한 사회범죄다. 의도적 혹은 돌발적으로 저질러지는 강간의 충격은 당한 여자들에겐 사건이 일어난 당시보다도 그 이후 오랫동안 삶의 여러 부분에서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주게 된다. 그 고통은 주위의 보살핌으로도 쉽게 치유되지 않고 속으로만 깊이 파고들어 결국 수렁 속에 빠져버리곤 하는 것이다. 결혼의 파탄, 자폐, 자살 등으로 인생에 지워지지 않는 자국을 남기게 되기도 한다. 저지르는 사람은 순간이겠지만 당하는 사람에겐 치명적인 상처인 것이다. 그런데 강간을 당한 당사자가 강간당할 때 느꼈던 이상한 성적 흥분을 다시금 느끼기 위해 스스로 강간을 연출하다? 누구라도 미쳤다고 할 것이다. 그러나 한편, 모르는 남자에게 그것도 강제로 당하게 된다는 상황이란 측면에서 볼 때 어쩌면 육체는 또다른 쾌감을 느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훔쳐보는 걸 즐기는 어떤 남자가 이웃집 여자를 눈여겨보다가 하루는 강도가 들어와 그녀를 겁탈하고 나가는 것을 목격하게 된다. 남자는 자신이 몰래 훔쳐보고 있던 상황이라 신고도 못하고 속만 끓이고 있다. 그런데 며칠 후 또 강도가 들어와 그녀를 겁탈하는 것이 아닌가. 그렇게 서너 번이 계속되자 남자는 안 되겠다. 싶어 익명으로 신고를 했는데 알고 보니 그 여자를 강간한 남자는 다름 아닌 그녀의 남편이었던 것이다. 그들 부부는 성생활의 변화를 갖기 위해 일부러 강간극을 벌였단다. 남편은 남편대로 겁탈에서 오는 그 어떤 성적 흥분을, 아내는 아내대로 강간당하는 과정에서의 그 어떤 쾌감을 맛보기 위해서 말이다. 강간은 절대적으로 근절되어야 하지만 부부간에는 가끔 강간과 같은 좀 색다른 형태의 섹스도 괜찮은 것 같다. "당신 오늘은 나를 묶고 해볼래?" "??" 도발적인 내 제안에 남편은 어리둥절해한다 처음엔 농담인 줄 알고 웃어넘기려는 그에게 나는 강력히 주장했다. "정말?" "정말!" 그도 장난기가 발동했는지 나를 창틀에 묶고 입을 테이프로 막고는 겁탈(?)을 시작했다. 그런데 남편과 아내의 장난스런 섹스 연출이었음에도 그의 몸이 서서히 나를 육박해오자 순간 덜컥 겁이 났다. 그리고는 본능적으로 반항하게 되었다. 그러다 이상스런 쾌감이 온몸에 밀려들기 시작했다. 일이 끝난 후 남편 역시 겁탈 과정에서 색다른 카타르시스를 느꼈다고 말했다. 그후 우리 부부는 가끔 이상한, 그러니까 변태적 섹스를 감행하기도 하는데 그건 아주 재미있고 신선하다. 부부간의 섹스에서 변태란 없다고 생각한다. 물론 책찍과 같은 도구를 사용하는 건 반대다. 서로 오일을 발라준다든가, 몸에 와인을 뿌리고 핥아본다든가, 부부 성 클리닉에서 볼 수 있는 여러 가지 체위를 시도해본다든가 하는 식으로 아주 색다른 쾌감을 느껴보자는 것이다. 자칫 지루해질 수 있는 일상에 활력이 될 것이다. - 오경미지음 소리나는 여자가 사랑받는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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